한잔의 여휴
커피를 끊지 못하는 이유 -지소하-
커피를 끊지 못하는 이유 -지소하-
묘한 힘입니다
그대가 생각나거든요
그대와 난
고통이랄지 기쁨이랄지
여상한 감정의 골곡과는 하등 관계없었던
만남이었어요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시(時)에 태어났다는
그냥 그거 하나였다가
이런저런 품은 생각에 공통분모가 많아
아하, 하고 무릎 하나를 추가시키곤
흐지부지 끈을 놓아버린 만남이었어요
항간을 가득 채워 눈도 주지 않는
오소소 돋는 닭살에 몸 둘 바를 모를
꽃과 나무완 비유할 수도 없고
아름다운 향기가 남아 있다던가
깊은 밤과 닮았던 것도 아닌데
어느 모퉁이 한 편에 키 작은 태로만 남아
퇴적층이 되어 있는 그대가 참 묘합니다
씁쓸하지만 단맛을 끌고 와
그대 생각으로 웃음 짓게 하는
이 묘한 힘을 끊지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퇴적의 밤이 깊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