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신 경림 > 행복 우체통

본문 바로가기

행복 우체통

집으로 가는 길 - 신 경림

페이지 정보

본문

집으로 가는 길 - 신 경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 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갖에 묻은 가벼운 티끝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Total 58건 [2 페이지]

Search

회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서비스이용약관 | 모바일 버전

Powered by 그누보드5 & MoaCom v1.0.0
Copyright © MOA.AI.KR. All rights reserved.